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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잡록 한문,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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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내용】 여러 편의 한시(漢詩), 고사(故事), 가(歌), 시문(詩文)을 한 권에 모아 붓으로 직접 베껴 쓴 고필사본(古筆寫本)입니다. 크기는 가로 20.5cm, 세로 21.5cm이며, 정방형에 가까운 독특한 판형입니다. 본문은 모두 23장입니다. 소장자가 본문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 장씩 직접 확인한 결과, 중간에 빠진 장이나 내용의 단절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본문입니다. 전·후표지도 남아 있으나 오랜 세월로 표면이 매우 검게 변하고 낡은 상태입니다. 본문에는 「요지홍루시첩가(遙指紅樓是妾家)」를 비롯하여 「구곡병화여미인시출(九曲屛畫麗美人始出)」, 「와북창하사인송동파적벽이부(臥北窗下使人誦東坡赤壁二賦)」, 「청총(靑塚)」 등 여러 제목과 시문이 확인됩니다. ‘동파적벽이부(東坡赤壁二賦)’는 송나라 문인 소동파(蘇東坡)의 「전적벽부(前赤壁賦)」와 「후적벽부(後赤壁賦)」를 가리킵니다. ‘청총(靑塚)’은 중국 한나라 때 흉노로 시집간 왕소군(王昭君)의 무덤과 그에 얽힌 고사를 뜻합니다. 이처럼 중국의 역사적 인물과 문학 고사, 누각·미인·이별·강남(江南)·도화(桃花)·행화(杏花)·버드나무[柳]·기러기[雁]·봄 경치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 종류의 작품만을 수록한 일반 문집이나 단순한 노래책이라기보다, 필사자가 여러 문헌에서 읽은 한시와 고사, 풍류적인 가(歌)와 시구를 선별하여 모아 놓은 개인용 시문 초록집(詩文抄錄集)으로 판단됩니다. 일부 작품은 노래하거나 읊는 가(歌)의 성격을 지니지만, 책 전체를 가사집(歌辭集) 또는 민요집으로 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면을 여러 단으로 나누어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기록하였으며, 작품의 제목은 비교적 크게 쓰고 본문은 작은 글씨로 구분하였습니다. 먹의 농담(濃淡), 글자의 크기와 필체가 부분마다 달라 한 번에 정서한 책이 아니라, 여러 시기에 걸쳐 자료를 계속 보태어 작성한 필사책으로 보입니다. 여백까지 활용하여 시문을 촘촘하게 기록한 모습에서 당시 소장자의 독서와 한문 학습, 시문 수집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본문 사이에는 칸을 나눈 별지가 들어 있으며, 새·봄산·복숭아꽃·술·강남 등을 소재로 한 짧은 구절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를 짓거나 암송할 때 참고하기 위해 시구를 소재별로 정리한 초록지로 추정됩니다. 후표지와 본문 사이에는 내지 1장이 있고, 그 뒷면에도 「행화(杏花)」, 「도화(桃花)」, 「객사(客舍)」, 「위성(渭城)」 등의 시어와 짧은 문장, 숫자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는 정식 간기(刊記)라기보다 당시 소장자가 남은 공간에 시구와 참고 내용을 덧붙여 적은 수택(手澤)의 흔적으로 보입니다. 표지와 일부 배접에는 기존에 글씨가 적힌 종이를 다시 사용한 흔적이 뚜렷합니다. 이는 단순한 훼손이라기보다 종이가 귀하던 시기의 재활용 방식과 민간 서책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적 특징입니다. 정확한 필사 연도와 필사자명은 확인되지 않으므로 특정 연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전통 한지, 선장(線裝) 형식, 세로쓰기, 필체와 장정 방식 등을 종합하면 조선 후기에서 근대 초 사이에 작성된 민간 필사본으로 추정됩니다. 표지와 모서리에는 세월에 따른 마모·오염·변색이 있고, 본문에도 얼룩·먹 번짐·반대편 글씨의 비침이 있습니다. 깨끗한 현대 영인본이 아니라 오랜 세월 실제로 읽고 공부하며 사용한 고필사본입니다. 무엇보다 본문 23장이 낙장 없이 온전히 이어지는 완전본이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한시·한문학·소동파 문학·중국 고사·조선시대 민간 필사문화·옛 서책의 재활용 장정과 독서 흔적을 연구하거나 수집하는 분께 적합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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